자궁 용종 제거 수술, 그래도 참 감사하다

설마 이번에도 내 자궁은 괜찮겠지, 그런데 그 작았던 용종이 어느새 엄청 커지고 양도 불규칙하게 많아져서 제거하는 수술을 꼭 해야 한다는 검사 결과가 나왔고, 용기 내어 수술하기까지의 모든 경험을 같이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 글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작은 빛줄기 같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술실

 

자궁 용종 제거 수술 후기 (나의 일기)

아이 낳을 때 제왕절개를 한 후로는 너무 고통스러워서 절대 수술 같은 건 안 해야지 했는데 불가피하게 또 겪어야 한다니. 건강 염려증이 있는 사람들은 건강검진도 제때 잘만 받는다는데 나 같은 염려증은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올까 봐 지레 겁이 나서 오히려 검사를 회피해 왔었다. 연초부터 받은 온갖 스트레스가 탓이었을까. 자궁 용종 제거 수술하면서 나의 불안한 마음도 함께 제거되길 간절히 바라던 그때의 이야기.

 

 

용종 발견 시기와 진단

2023년 4월, 질 분비물이 많이 나오고 아랫배(자궁 쪽)에 찌릿한 통증이 간헐적으로 증상이 지속되면서 불편함과 불안함이 동시에 시작되었다. 그래서 차일피일 미뤄왔던 국가(자궁경부) 암 검진차 5월 초, 산부인과에 다녀왔다. 초음파 검사하면서 역시나 안 좋은 결과물을 듣고 기분이 급속도로 다운됐지만 그럴수록 초긍정마인드가 발현! 아프면 치료받지 뭐.

 

자궁 초음파 검사 진단 결과, 크고 작은 용종 같은 게 많이 퍼져있는 상태인데 보이는 부위가 썩 좋아 보이지 않아서 수술 때 조직을 떼내어 검사를 해봐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소견을 듣게 된다. 질염이 심해서 염증 소독과 함께 항생제 5일분 처방, 수술을 대비해 빈혈수치 확인차 피를 뽑고 나서 계산하는데 그날 총비용이 174,000원이 나왔다. 자궁경부암이 국가 무료암검진이라지만 한 번씩 갈 때마다 여기저기 검사하느라 지갑이 탈탈 털린다. 지갑이 비는 만큼 아픈 몸과 마음도 허해진다.

 

수술 전 빈혈 수치 (급하게) 올리기

 

그날 저녁, 빈혈 때문에 순대와 간을 2팩이나 사서 아이와 나눠먹었다. 그리고 쿠팡에서 급하게 17,040원짜리 철분제를 주문해서 다음날부터 복용하기 시작했다. 산부인과 선생님의 권유로 아침 일찍 내과에 가서 철분 주사(진료비포함28,800원)를 맞았다. 누워서 붉은 철분주사를 링거로 맞는데 출근은 해야겠고 맘이 바빴다. 그리고 몇 차례 더 산부인과에 가서 소독하고 자궁경부암 검사 결과를 듣고 정상이면 수술 날짜를 잡고 용종 뗄 때 조직검사를 한 후 또 검사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한다. 갈길이 멀게 느껴져 멍한 시간도 늘었다.

 

진단받은 이후부터 나는 

 

용종 제거 수술을 받고 나면 한동안 무리하지 말고 푹 쉬어줘야 한다고 해서 미리 집안청소를 좀 부지런히 해봤다. 치골 부분의 아랫배는 여전히 찌릿찌릿하게 아프다. 정말 다행히도 자궁경부암 검사결과는 정상으로 나와서 수술날짜를 잡으러 또 병원에 갔다. 질염 소독을 하고 이틀 후에 날짜를 잡았다. 수술 전 4시간 동안 물 포함해서 금식이고 입기 편한 밴딩바지를 입고 가야 한다. 별개로 간호사 선생님들 편하게 일회용 팬티를 챙겨갔다.

 

 

 

용종 제거 수술 당일, 떨리지만 나는 엄마니까 강하다

사실 속으로는 엄청 떨리는데 누구에게든 강한 척을 했다. 수술할 때는 보호자가 있어야 하지만 당일 퇴원하므로 보호자가 굳이 없어도 된다고 하셔서 나는 마음이 놓였다.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에 홀로 조용히 수술대에 올라갔다. 먼저 수술 동의서 작성하고 설명 듣는데만 30분이 소요됐다. 보호자가 없으실 경우엔 만에 하나 응급 상황 발생 시 마취에서 깨고 눈 뜨면 응급실일 수 있다 그때는 꼭 보호자가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정말 겁나고 긴장이 돼서 손에 땀이 다 났다. 수술 포기하고 그냥 갈까 이런 생각이 스칠 정도였다. 그만큼 수술 동의서는 적나라한 위험 요소를 하나하나 짚어서 설명해 주신다. 

 

떨려도 나는 겁쟁이가 아님을 증명

 

상하의 속옷까지 모두 벗고 가운으로 갈아입은 후 무슨 항생제 주사를 엉덩이에 놔주셨다. 그리고 용감하게 혼자 수술대에 올라갔다. 마취 중이라도 움직이면 낙상 위험이 있으니 두 팔을 단단히 고정했다. 그리고 혹시나 호흡곤란을 대비해 미리 산소호흡기를 대고 마취 놓을 준비를 한다. 긴장이 될수록 추워지고 덮을 담요가 필요했는데 친절한 간호선생님들이 잘 챙겨주셔서 참 감사했다. 잠들기 전 잠깐이지만 온갖 생각이 다 나고 아까 들은 동의서 내용이 떠올라서 괜찮을 거야라고 혼자 다독이게 된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마취된 후 어느새 30분이 흘러 용종 제거 수술 끝!

 

수술 후,

 

눈이 떠져서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용종 제거는 잘 됐고 이제 조직 검사에서 잘만 나오면 진짜 끝이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런데 자궁 내가 따끔한 정도의 통증이 있었다. 당연히 그럴 거라고 선생님께서도 말씀하신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그리고 며칠 동안 계속해서 혈이 지속해서 나올 거란다. 회복실에서 약 1시간 정도 누워서 영양링거를 꽂고 휴식을 취한 후 귀가했다. 참, 계산은 수술 전에 미리 했는데 총비용 331,800원이 나왔다. 

그리고 항생제 포함된 약 처방 이틀분, 약국까지 걸어가는데 몸이 비실비실해 빨리 집에 가 눕고만 싶었다. 그렇게 집엔 또 어떻게 갔나 모르겠다.

 

집에 들어가기 전, 맛있는 떡집에 들러 선호하는 떡을 몇 팩 사서 맛있게 먹었다. 오늘 수고한 나를 위한 보상이었다. 무거운 거 절대 들지 말고 무리하게 일하지 말라고 해서 조심하기는 했다. 그다음 날, 또 병원 가서 초음파 검사를 해 용종 제거 부분을 살펴봤는데 깨끗하게 잘 된 상태이고 소독까지 마무리 됐다. 진료 비용 53,500원 나왔는데 초음파 검사 정말 비싸서 할 때마다 비용 걱정이 된다. 이제 일주일 후면 조직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교회는 안 다니지만 두 손 모아 간절하게 기도하게 됐다. 

 

드디어 검사결과가 나왔다

 

어느새 일주일이 흘러 병원에 갔고 검사결과를 들었다. 나쁜 게 아닌 용종이란다. 아 진짜 진짜 다행이다, 정말 정말 감사했다. 선생님도 안도해하시며 다행이다고 격려해 주셨다. 마무리로 소독치료 한 번 더 하고 엉덩이 주사 양쪽으로 두방 맞았다. 항생제라는데 이번 거는 정말 아팠다. 이번엔 진료비용이 보험청구서류(총 15장) 1만 원 포함해서 63,500원이다.

 

수술 후, 2주 이상 피가 나오면 문제가 있는 거라서 꼭 내원하라고 당부하셨고 멈추면 정상, 7월 중순 내로 생리하면 정상, 또 아니면 꼭 내원 당부, 생리가 정상적으로 하게 되면 끝난 후에 내원하기!

 

 

최종비용과 보험청구

 

5월 초부터 중순까지 약 16일 정도(진료 횟수는 6일) 진료기간의 최종비용이 174,000 + 17,000 + 16,000 + 331,800 + 53,500 + 63,500 = 655,800이다. 모바일로 간편하게 보험금 청구를 하고 나서 약 3일째 되던 날에 319,020원이 입금되었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가. 늘 느끼는 거지만 하루하루 삶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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